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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생님
| 2016·05·08 17:43 | HIT : 1,095 |
사는게 절망이였을때.. 인생이 허무했을때..
나는 그 절망의 끝에서 선생님을 떠올렸다.

나도 남들처럼 그렇게... 속이고 사기치고.. 남들 다 그래도 잘 사는데..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는 나는 뒤떨어지고 도태된다.

물론.. 나도 잘하는 거. 장점.. 있지만,
절망적일때는 그렇다. 인생 허무할때는 그렇다.
나쁜 길로 가서.. 쉽게 살게 되는 것.

이성을 상실하고 분해서 참을수 없을때는 그렇다.

그 끝에서... 나는 선생님을 떠올렸다.
선생님의 은혜...
선생님이 베풀어주신 그 사랑을 져버릴수 없었다.

아무 댓가도 받지 않고..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사랑과 은혜....

나는 초등학교때 2년간 미술부를 했다. 매일 3시간씩 그림을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1982년.. 그 시절에는 동아리도.. 방과후 수업도 없고.. 수업료도
내지 않았다.

그냥... 미술에 취미가 있는 선생님이 학교에 오게 되면서
그 선생님이 미술부를 만들고.. 우리를 아무 댓가없이 가르치신거다.

나는 좋았다. 방과후 집에 가도.. 티비나 보고 뒹굴거리고...
잘 사는 집 애들.. 한둘만.. 피아노 과외를 하던 시절..

나는 방과후 시간에...그림을 그렸다.. 학교 옥상에서 노을을 바라보고..
집에 와서는 기와 지붕에 올라가 앉아.. 구름이 흘러 가는걸 보았다..

그리고 전국대회에서 늘 상을 받게 해준 선생님.
선생님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런 기회도... 상으로 인한 그런 프라이드도
가질 기회가 없었을거다.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나는..뭔가 재능을 발견한듯...
우리 학교에서 남다른 애처럼 느껴졌고....좋았다.

고등학교때도... 합창부를 하면서 매일 1시간 반씩 노래했다..
매일... 음악 수업을 한다는 것도 선생님에게는.. 귀찮은 일이 될수도 있다.
그거한다고... 아무 수당 없었을거다.. 그 시절에는..
그냥.. 다른 동아리는.. 담당 선생님이 있어도.. 애들끼리 자체적으로 돌아가고..
그리고... 어떤 모임활동을 해도... 선배나 동기들 끼리 주로 활동하던데..

우리는 매일 선생님이 직접 가르쳤다. 3년을....
나는 선생님을 많이 좋아했다. 합창부 일도..선생님이 시키는 일도..

졸업한 선배.. 수십명의 명단을 들고... 신입생 환영회 오시라고 전화하기..
발표회를 하니.. 오시라 전화 넣고..
시민회관 대관료 문제로.. 도와달라고 전화 하고...
애들 줄 세우고.. 연습시키고...  출석 메기고 출석율 내고..
회칙 적어서 복사해 나눠주고..
선생님... 악보... 피아노 순서에 맞게 철하기...

솔직히 방과후.. 집에 와서.. 합창부 일만 하는 것도.. 버겁긴 했다.
시간을 좀 많이 할애하고...

우리는 선생님 덕분에 시민회관이라는 무대에도 서고... 꾀꼬리극장이라는 무대에도 서고..
우리는 율동도 하고.... 조명을 받고...

조명을 받으면...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는 걸 알지만
객석은 어두워서...누가 있는지.. 어떤 표정인지 몰라서 그다지 신경 쓰이진 않는다.
가장 중요한건.... 지휘자 선생님에게 주목.
그 손에 집중해야 되기 때문에..... 그 손만 집중하고.. 노래에만 집중하면..
나머지..부끄러움은 금방 잊을수 있었다.


이것이.. 어쩌면....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뒷자리에 말없이 앉아 있는 내가..
사람들 앞에서 PT를 하고...
처음 해보는 스포츠댄스... 시험을 칠때도... 나는 평소와 다르게...
미소까지 지으며 춤을 추게 한 밑거름일거다.



절망과 허무 앞에서... 내게 베풀어주신 그 은혜와 사랑앞에...
나는.... 제 자리로 돌아왔다.

9년전 그때도..
그때... 나는.
내가 당한 일이 억울하고.. 왜 하필 나인가..
세상 원망하고.. 세상을 불신하고..


나는 상담센터 소파에 누워...회상했다.
드라마틱하게 정말 눈물을 흘리며...그 무대와 선생님의 사랑을 떠올렸다.
그 날 내 치료는 끝났다. 나를 다시 살게 한 치료.

내게 사랑을 베풀어주고.. 나를 살게한.... 분들....
미술 선생님.. 음악 선생님.. 상담센터 교수님..
  
         
  우리 선생님  mayaa 16·05·08 1095
1   나의 친구 데미안  mayaa 16·05·0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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