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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데미안
| 2016·05·08 17:10 | HIT : 1,085 |
중학교때 선생님이 스승같은 친구를 사귀라 해서.. 이 친구를 떠올렸다.
친구라는게.. 동급생이 다 똑같은 부류지..
그런데 이 친구를 나는 첫 눈에 알아봤다. 어른스럽고 성숙한거.
중 1때 옆 반 반장하는 모습을 보고..
반장이라고 잘난척하지도 큰 소리 치지도 않고..
얼굴엔.. 힘든 모습이 있었는데.. 참고 애들 줄 세우는 모습.

2학년때 같은 반이 되었고.. 선생님은 우리 일기장을 검사하고
가끔 읽게 했을거다.
그런데 걔 일기에는.. '밥 먹었다. 어디 갔다. 누구랑 놀았다'가 없고
감정 표현?만 있었다.
시시한 일상처럼.. 한 두 줄의 일상과 감정.

낭만적이고 감성적이게 비가 오고.. 어쩌고.. 그런 내용도 없고..

우리와 뭔가 달랐다.
자기의 일상을 애처럼 적지도 않고.. 그렇다고..
은유적.. 낭만적이고 철학적으로 적지도 않고..
기억이 안 날 정도의 내용이고..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이였다.

예를 들자면.. 비가 왔는데.. 라디오를 듣고 어떤 음악이 나와서 들었는데..
하루가 또 이렇게 가는구나... 정도.

이건 내가 지어낸 얘기고.. 들어도 기억에 남지 않는 내용.. 뭘 했다는게 별로 없고
자기 감정을 감상적으로 적지도 않고..
우리 나이 또래에선 볼수 없었던 성숙한 마음같은 것이 느껴졌다.
척~ 이 아니였다.
척~ 하면.. 잘난척 하는구나.. 글솜씨를 부리는구나.. 어떡게 보이고 싶어
그런 쪽으로 가는구나..
나 나름대로.. 단점.. 트집을 잡을 구석을 찾는데..
이 친구는.. 그런게 없었다. 어떡게 보이고 싶은게 아예 없었나?

그리고... 한번도... 결혼을 할때까지.. 단 한번도 그 애 입에서
나쁜 말이 나오는걸 못봤다. 항상 반듯했다.
어찌보면.. 너무.. 바르게만 살려고 하면.. 답답해 보이고 숨막히고
힘들어보이고.. 바르게 살려는게 보일텐데..

걔는... 웃겼다. 늘 티비에 나오는 아나운서처럼... 반듯한 말투.
'이렇게 해 주시겠습니까?' 그런 식의 말을 사용했고
나와 얘기할때는.. 서울 말 비슷하게 반듯하게 말 하다가..
중간 중간... 사투리를 쓰면... 웃기고 재밌고...

단점이 없다는게 사람이가?..
내가 그 친구를 완벽하다 표현한다면.. 내가 아마 눈에 뭐가 씌인 현상..
걔를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할거다.


나무랄데 없는 친구. 단 한번도 그 애 입에서 ... 누구를 욕하거나
사물을 부정적으로 말한적 없는 애.
가식적이거나 애쓰거나.. 노력이라 보이지 않는 애..

그래서 나는 그 애를 데미안이라 부르고 좋아했다.
37살.... 우리가 만난지.. 22년이 지난 어느날...
친구는 중학교때 내가 보낸... 편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했다.

정말?.. 내가 정말 너한테도 의미있는 친구인거야..
내가 스스로를 싱클레어 라고 부르며... 친구를 의지했는데...

나도 궁금하다. 내 편지를 읽은 사람들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어떤 마음을 느끼고 왜 좋아했는지.. 나도 알고 싶다.

나는 막 감상적으로 적었었다.
비가 오고... 낙엽이 떨어지고.. 니 생각을 하고.. 어쩌고... ㅎㅎ
미사여구... 낭만적이고.. 시적으로 적을려고 머리를 굴려가며...



9년전 알게 되었다. 친구의 아픔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친구가 그렇게 완벽하게 보이는 인간으로 살아가게 한 이유.

9년전 친구에게 거짓말이지? 했다.
나를 위로하려고 지어낸 얘기인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젖먹던 힘까지 내보라고'
나는 '더이상 힘이 없다고... '했다.
정말 나는 더이상 아무런 힘도 남지 않았다.
한계.

의문했다. 이지경이고 이상태인데도... 힘을 낼 힘이 남아있다고?
힘을 내면 힘이 난다고?...
믿을수도 믿어지지 않는 말.

친구가 말해줬다. '니 안에 힘이 있다고'
나는 의문했다. '내 안에 힘이 있다고?'
나 지금 죽을 지경인데...

이거 지금 나 위로하고 힘 내라고 격려해주는 건 맞는데..
한계상황.. 나는 힘이 없는데...


친구는 '모신'이라는 임종렬 교수님의 책을 소개해주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믿을만한... 분을 소개해줬다.



친구.. 나 아직도 친구를 좋아하고 친구를 친구라 생각하고 보고 싶다.
내 친구..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한 친구.
나의 데미안.
  
         
2   우리 선생님  mayaa 16·05·08 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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